MUFG, 은행 직원 3만5,000명에 ChatGPT Enterprise 확대…‘AI 네이티브 금융’ 추진
일본의 대형 금융그룹 MUFG가 미쓰비시UFJ은행 직원 약 3만5,000명을 대상으로 ChatGPT Enterprise를 확대 도입하며 조직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에 나섰다.
MUFG는 생성형 AI를 단순한 업무 보조 도구가 아니라 직원들의 일상적인 업무와 고객 서비스를 바꾸는 핵심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문서 작성과 정보 조사, 데이터 분석, 고객 대응 등 다양한 은행 업무에 ChatGPT Enterprise를 단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OpenAI와 MUFG는 2024년 10월 생성형 AI를 활용한 금융 업무의 고도화와 효율화를 위한 협력을 시작했다. 이후 미쓰비시UFJ은행 내부에서 ChatGPT Enterprise를 시험 운영하고 보안과 제품 기능을 검토한 뒤, 2026년부터 약 3만5,000명의 직원이 사용할 수 있도록 순차적으로 확대했다.
직원 누구나 AI 활용하는 조직으로 전환
MUFG가 추진하는 변화의 핵심은 일부 AI 전문가에게만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직원들도 업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직원들은 ChatGPT Enterprise를 이용해 사내 문서를 작성하거나 산업 정보를 조사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고객 응대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할 수 있다. 코드와 설계서 작성, 이미지 형태로 저장된 업무 절차의 정보 추출과 요약 등도 초기 활용 사례에 포함됐다.
MUFG는 계정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AI 활용이 확산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직원 교육도 병행했다. ChatGPT Enterprise를 사용하려는 직원은 필수 온라인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부서별로 AI 활용을 지원하는 ‘AI 챔피언’도 운영하고 있다.
OpenAI는 직원 교육과 운영 계획 수립, 맞춤형 GPT 제작 워크숍, 경영진 대상 학습 프로그램 등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금융기관에서 중요한 정보 관리와 승인 절차, 사용 가능 범위를 명확히 정하고 조직 내 활용 장벽을 낮췄다.
4개월 만에 맞춤형 GPT 1,800개 제작
ChatGPT Enterprise 도입 이후 구체적인 활용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OpenAI에 따르면 MUFG 직원들은 맞춤형 GPT 교육을 받은 뒤 4개월 동안 1,800개가 넘는 사내용 GPT를 제작했다. 각 부서에서는 이를 ‘AI 뱅커’라고 부르며 반복적인 업무를 줄이거나 특정 직원에게 집중돼 있던 전문 지식을 조직 내부에서 공유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AI 관련 동향을 조사하고 경영진이나 내부 관계자에게 보고하는 일부 업무에서는 작업량이 약 20~30% 감소했다는 직원들의 평가도 나왔다. 다만 이 수치는 회사 전체 업무를 대상으로 한 평균값이 아니라 일부 조사 업무에서 확인된 초기 결과다.
MUFG는 AI를 활용해 절약한 시간을 단순한 인력 감축보다는 고객 방문과 상담, 제안서 고도화, 최종 판단과 승인처럼 사람이 직접 수행해야 하는 업무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금융 서비스에도 AI 적용 확대
MUFG와 OpenAI의 협력은 내부 업무 개선에만 머물지 않는다. 두 회사는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금융 서비스에 AI를 적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자산관리 서비스와 은행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AI 컨시어지다. 고객이 자연어로 질문하면 계좌와 거래 정보를 바탕으로 금융 정보를 정리하고, 개인의 생활 단계와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안내하는 방식이다.
MUFG는 통합 금융 서비스 브랜드 ‘에무트’의 디지털 은행에 AI 컨시어지를 도입하고, 개인별 금융 조언을 제공하는 종합 자문 플랫폼도 준비하고 있다. 또한 Moneytree와 ChatGPT를 연동해 이용자가 대화 방식으로 잔액과 거래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추진 중이다.
다만 이들 서비스는 모두 완성된 상태로 전면 제공되는 것이 아니다. 일부 기능은 개발 또는 검토 단계에 있으며, 실제 적용 방식과 제공 시점은 향후 달라질 수 있다.
금융권 수준의 보안과 거버넌스 병행
MUFG가 ChatGPT Enterprise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다수의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과 기업용 보안 체계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었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직원들이 이미 ChatGPT 사용 방식에 익숙하다는 점과 함께, 기업 환경에 필요한 관리 기능과 보안 수준을 고려해 전사 확대를 결정했다. OpenAI도 도입 과정에서 MUFG의 보안과 거버넌스 요구사항을 반영해 제품 개선과 운영 방안을 제안했다.
그러나 Enterprise 제품을 사용한다고 해서 금융 데이터의 안전성이 자동으로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정보를 입력할 수 있는지, 외부 서비스와 연결할 때 어떤 권한을 부여할지, AI가 만든 결과를 누가 검토할지에 관한 내부 통제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
MUFG의 사례는 금융권의 생성형 AI 활용이 소규모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조직 운영과 고객 서비스에 적용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수만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AI 활용 교육과 맞춤형 도구 제작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점에서, 생성형 AI를 특정 부서의 보조 프로그램이 아닌 조직 전체의 업무 기반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로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새로운 금융 서비스의 상당수는 아직 준비 또는 검토 단계인 만큼, 실제 고객 편의와 수익성, 보안 측면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는 향후 운영 성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댓글 (0)
비밀번호 확인
댓글 삭제를 위해 비밀번호를 입력해주세요.